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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값검증 2화: 명장은 정말 중화요리의 명장일까? [명장]

이왕이면고기를먹는애 2022. 10. 18. 01:00

안녕하세요?

 

 비로소 종강을 맞이했지만 성적 발표에 온몸을 떨고 있는 이왕이면소주를먹는앱니다.

 

 을지문덕, 최영, 이순신, 김좌진.

 

 이 분들의 공통점은 뭘까요? 바로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시대의 명장이라는 점입니다. 명장이란 타이틀은 그만큼 무거운 법이죠.

 공교롭게도 학교 근처에는 이 명장이란 이름을 걸고 장사하는 간 큰 식당이 있습니다. 닉값검증 2화의 주인공, 바로 상수역 1출 국제식당 바로 옆에 위치한 중국집 [명장] 입니다. 오늘 좀 깁니다.

 1화에서 받았던 피드백 중 하나는, '검증' 을 하려면 좀 더 다각적으로 리뷰해야 하지 않겠냐는 것이었습니다. 이를테면 다양한 메뉴를 먹어보고 나서 종합적으로 그 식당을 평가하는 게 좋겠다는 거죠.

 백번 동감합니다. 가뜩이나 이번엔 종류도 많은 중화요리라서요. 그래서 몇 번에 걸쳐 다녀왔습니다.

 첫 번째 방문에서 먹었던 건 짬뽕과 탕수육입니다. 친구랑 같이 먹었어요... 믿어주세요 좀 이쯤 됐으면.

 우선 짬뽕국물은 해물+야채 육수 베이스예요. 안 맵고 시원하니 깔끔합니다. 한 숟갈 떠먹자마자 그냥 딱 맛있는 맛이에요. 매운 짬뽕 좋아하시는 분들은 별로 안 땡기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원한 맛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무조건 좋아할 맛이죠. 사실 해물 별로 안 좋아하는 저도 그릇 바닥 계속 긁어퍼먹었어요.

 탕수육 이거 요물입니다. 양도 양이거니와 분명 부먹의 형태인데 찍먹파분들이 극혐하시는 눅눅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어요. 부먹찍먹 그런 거 왜 따지느냐 갈!!!!!!!!!! 하고 꾸짖는듯한 대가의 탕수육이었습니다. 물론 친구와 저는 둘 다 가리지 않고 먹는 처먹파입니다.

 친구가 먹은 새우볶음밥인데요. 이건 제가 직접 먹진 않았기 때문에 친구의 한마디로 갈음하겠습니다:

 '양 개많아'.

 이렇게 짬뽕+탕수육+볶음밥해서 28,000원이었습니다.

 밥 양 개많다는 친구의 말을 체감할 수 있었던 것은 혼자 두 번째 방문해서 유산슬밥(9,000)을 먹을 때였습니다. 밥 진짜 고봉이었어요.

 고백하자면 전 지금까지 유산슬을 접해본 적이 없습니다. 기껏해야 놀면 뭐하니에서 본 게 전부인데요. 근데 이거, 방문하시면 무조건 한 번은 드셔봐야 할 것 같네요. 이거 진짜 개맛있습니다.

 아닥아닥하게 씹히는 죽순에, 표고와 팽이버섯이 조려진 감칠맛 넘치는 쏘오스, 이따금씩 씹히는 새우까지 뭐 하나 버릴 게 없어요. 개많은 양은 덤입니다.

 보통 뭐시깽이밥 시키면 요리는 코딱지만큼 주고 비벼먹는 소스만 뿌려주는 경우가 허다한데 여긴 뭐.. 건더기가 아주 드음뿍 들었습니다그려. 제일 만족스러운 메뉴였어요.

 마지막으로는 중화요리하면 빠질 수 없는 것. 짜장면이죠. 매운쟁반짜장(8,500)입니다.

 아시죠? 배부를 때 먹어도 맛있는 음식이 진짜 맛있는 음식이란 말. 저는 그 말을 믿다 못해 신봉하는 수준입니다. 물론 장 트러블은 별개의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두 번째 방문에 한꺼번에 두 개 시킨 거예요. 절대 제가 많이 먹어서 그런게 아니랍니다. 과연 먹다가 배불러도 맛있게 다 먹을 수 있을까? 스포주의: 네, 과연 그랬습니다.

 매쟁짜는 삼선짜장처럼 해물이 잔뜩 들어가있어요. 세게 볶은 불맛+기름진맛보다는 재료의 뭉근한 감칠맛으로 승부 보는 타입의 짜장입니다. 맵기는 다 먹고 나서 스으으읍 하게 되는 정도예요. 그닥 맵지 않습니다.

 제 생각인데, 여기 짬뽕도 그렇고 짜장도 그렇고 해물 맛을 아주 노련하게 사용할 줄 아는 것 같아요. 해물의 시원하고 개운한 맛은 챙기되, 비리거나 쿰쿰한 맛은 최대한 없앴습니다. 아마 그만큼 신선한 재료를 쓰시는 게 아닐까 싶네요. 그리고 그게 바로 명장이 명장으로 남아있을 수 있는 비결이 아닐까요?

 결론, 명장은 중화요리의 명장 맞습니다.
 재료 맛이 살아있는 중화요리.
 배불러도 계속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맛있는 요리.

 명장은 저를 실망시키지 않았어요.

 물론 저도 명장을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본 글은 22년 6월 17일 홍익대학교 학우들의 맛집 탐방에 도움이 되고자 홍익대학교 에브리타임에 작성한 글입니다. 광고 및 영리성과는 관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