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이면 맛집 가기/연남

밥맛'있'는 흑심돈카츠 [흑심]

이왕이면고기를먹는애 2022. 10. 18. 01:10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닉값을 한 이왕이면튀긴고기를먹는앱니다.

 

 지난주 점심 무렵, 용케 그친 비에 좋아라하며 저는 홍입 3출 앞에 서 있었습니다. 또다른 학우님과 식사를 하는 자리라 떨려하면서요. 저 의외로 낯선 분 뵙는 자리에선 뚝딱거려요.

 

 아니나 다를까 왼발과 왼팔을 동시에 내저으면서 발걸음을 옮긴 곳은 연남동에 위치한 [흑심돈카츠] 입니다. 수제버거집과 카츠집의 선택지에서 학우님께서 카츠를 선택하셨거든요.

 

 이런 말이 있습니다.

 

밥이 맛없는 집은 반찬이 아무리 맛있어도 실망하리니 너희는 밥을 잘 짓는 집을 찾아 먹을지니라

 

 고기볶음 19장 21절의 말씀이죠. 물론 방금 지어냈습니다. 걱정마세요. 당사자와는 기도로 원만히 합의했습니다.

 

 미리 말해둘게요. 여기, 카츠도 카츠인데 밥이 제일 맛집입니다. 밥이 제대로 된 돌솥밥이거든요. 그런고로 여기는 뭘 집어먹든 정말 맛있습니다.

 

 다만 주문이 들어가는 즉시 밥을 짓는 터라 음식이 나오기까지 15분에서 20분 정도가 걸린다는 점! 학우님과 이런 저런 대화할 시간을 확보한 나 오히려 좋아.

 첫만남 국룰인 MBTI 얘기를 할 때쯤 나온 로스카츠정식, 히레카츠정식입니다. 이렇게 해서 총 31,000원이에요. 서로 몇 피스 나눠 먹어서 두 카츠의 맛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눠 먹어서' 에 놀란 사람 나와.

 우선 로스카츠입니다.
 제가 이때 대화와 먹는 것에 집중하다보니 사진은 많이 못 찍었는데, 이 사진만으로도 두께가 짐작되시리라 믿어요.

 고기가 두툼- 한데 또 부드- 럽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두께감과 육질이 어느 정도 있는 카츠는 같이 나온 겨자나 소스보다 소금 찍어 먹으면 훨씬 맛있더라고요. 여담인데 말 안해도 그렇게 드시는 학우님 보고 쩝쩝박사으로서의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히레카츠는 안심을 튀긴 건데, 비프 웰링턴에 쓰이는 부위답게 그야말로 부드러운 살코기 맛이 잘 느껴집니다.

 또 기분탓인지는 몰라도 로스카츠보다 튀김옷이 뭔가 더 착 달라붙어있는 느낌이라 튀김과 고기 맛이 따로 놀지 않아서 좋더라구요. 로스와 히레를 먹어보니 카츠는 수준급인 것 같습니다.

 밑반찬과 밥을 빼놓을 수 없죠. 저희가 갔을 때는 노른자장, 고추장아찌, 명이나물, 돈지루(일본식 된장찌개)가 나왔는데요. 이 중에 하나만 리필할 수 있다면 저는 돈지루를 고르겠습니다. 물론 돈 내구요. 실제로 이천원인가 내면 리필됩니다.

 사진에는 찍히지 않았지만 돼지고기 건더기도 실하고, 국물도 간간하고 감칠맛 도는 게 밥이랑 국 이 두 개만으로도 밥 먹겠다는 말에 학우님도 끄덕x10 하시며 공감하셨습니다. 두 쩝쩝박사의 공통된 의견이니 신빙성 200파센투라 생각하시면 될 것 같네요.

 밥,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이거 갓 지은 돌솥밥이라 맛이 없을 수가 없습니다. 찰기 있는 맛있는 밥! 또 먹고 싶네요.

 다 먹으면 눌어붙은 누룽지도 있어서 그거 긁어먹는 것도 또다른 재미가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첨 뵙는 분 앞에서 죽자고 긁어대기엔 좀 부끄러웠던 터라 자제했어요...

 참, 냅킨 위에 정체 모를 투명한 통이 있어서 냅뒀는데 다른 리뷰를 보고서야 알게 됐습니다. 그게 트러플 오일이었다네요. 요런거 설명 안 해주신 건 조금 아쉽쓰. 와중에 저는 안약통 아닐까요? 라며 본의 아닌 개드립을 쳤습니다.

 아무튼, 상당히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치고 나올 수 있었던 흑심돈카츠였습니다. 저도 잘 먹고 무엇보다 학우님도 잘 드셔서 내심 기뻤어요. 담에도 만나자구요 우리!

 오늘은 사진이 많이 없었습니다.
 안 그래도 긴 글, 더 길게 느껴지셨을 것 같네요.


 읽어주셔서 항상 감사합니다.

*본 글은 22년 7월 1일 홍익대학교 학우들의 맛집 탐방에 도움이 되고자 홍익대학교 에브리타임에 작성한 글입니다. 광고 및 영리성과는 관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