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이면 라오스에서 봉사하기

프롤로그 : 라오스로 떠나게 된 이유

이왕이면고기를먹는애 2022. 10. 14. 00:26

 올해 7월 쯤이었을 겁니다.

 밤샘 알바를 하던 새벽 세 시였어요. 머리 비우고 무한도전 오분순삭이나 보면서 피식대고 있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지 뭡니까.

 

 "아니 나 이래도 되나? 당장 앞으로 뭘 하지?"

 

 그렇게 불쑥 찾아온 진로 걱정에 당시 졸업을 한 달 앞둔 전 바로 패닉에 빠졌습니다. 나름 계획을 짜고 그에 맞춰 살아가는 삶이라 생각했건만, 생각해보니 어떤 직업을 갖겠다는 계획이 없더라구요. 이러다간 정말 계획해둔 거 하나 없이 졸업 '당하겠다' 는 생각에 즉시 사람인과 잡코리아 등지를 돌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몇 자 적을 것 없는 이력서와 자소서를 등록하기 시작했구요. 여러 어학시험과 자격증을 알아보는 데 혈안이 되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졸업 유예도 안 하겠다며 소문까지 낸 마당이라 그야말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였어요. 그러던 중 찾게 된 것이 바로, 한국국제협력단 코이카(KOICA) 해외봉사단이었습니다. 애초에 '내가 할 수 있는 언어가 업무에서 활용되어야 하는 주된 능력인 직업' 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한 제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였죠. 물론 직업까진 아니지만, 일 년이 넘는 시간동안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건 충분히 매력적이었습니다. 봉사활동이라는 좋은 취지도 무시할 수 없었구요.

패닉에 빠져있던 중 제가 찾은 그 이름, KOICA 봉사단.
군 복무 중에 조금이나마 끄적여둔 진로에 대한 고민(feat. 네이버 메모장).

  한국어 교육에 관심이 있어 올해 취득한 한국어교원3급 자격증도 있겠다, 한국어 교육 분야에 지체 없이 지원했습니다. 운 좋게도 서류와 면접, 신체검사 등에 문제없이 합격하게 됐구요. 다만 문제는 파견국이었습니다. 특이하게도, 면접 결과나 신체검사 결과는 9월쯤엔가 모두 합격이란 걸 알려줬지만 어디로 파견되는지는 10월 중순(그러니까 최근!)이나 되어서야 알려주더라구요. 그래서 당장 어제까지만 해도 두려움 반 기대 반으로 덜덜 떨고 있었습니다. 어제가 발표일이었거든요.

1지망 라오스 당첨!

 운이 따블로 좋았던 건지, 제1지망이었던 라오스로 파견 결정이 났어요. 라오스에서 해외 근무를 하고 계시는 아버지를 둔 저로서는 이만큼 다행스런 일이 없습니다. 물론 아버지께서 계신 곳과 파견지는 약 900km 떨어져(...) 있긴 합니다만, 그래도 같은 나라의 하늘을 가족과 함께 이고 산다는 건 타지 경험이 없는 제게 얼마나 큰 위안이 되던지요!

 

 아무튼, 그렇게 저는 최소 일 년이 넘는 기간동안 라오스에 가 있게 됐습니다. 앞으로 이 카테고리에는 봉사활동 중 겪을 에피소드를 다듬어 올려보려구요. 현지에서도 맛집을 찾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런 곳이 있으면 '이고먹 맛집 리뷰'에 지체없이 올려보도록 할게요. 이 결심이 부디 작심삼십일은 갔으면 좋겠네요. 

 

 그럼 라오스에서 뵙겠습니다. 전 일단 3년 전 사둔 라오어 회화 책 좀 펼치러 가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