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엔 닉값 제대로 한 이왕이면고기를먹는앱니다.
긴 말 안할게요. 저 웬만하면 먹은 그날 바로 안 쓰는데 여기는 공유가 시급한 곳입니다. 흥분이 가라앉혀지지 않네요.
상수역 4출에서 합정 쪽으로 쭉 내려가면 안경점 있는 그 사거리 아시죠? 바로 앞에 [옛맛서울불고기] 라고 있습니다.
사진부터 보여드릴게요. 무국(11,000)이란 메뉴입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저 이거 딱 받고 나서 위에만 고기 조금 깔아놓고 아래는 무로 채워진 거 아닌가- 싶어서 뒤적여봤습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게다가 이 소고기 다 국내산이랍니다. 이게 진짜 말이 되나요?
제가 단언하건대 여기는 메뉴 연출 사진으로 장난질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실물이 더 뛰어난 수준이에요. 이해를 돕기 위해 메뉴 사진과 비교해보겠습니다.

맛은 말해 뭐하나요. 우리가 생각하는 그냥 무국이 아녜요. 제목만 무국이고 그냥 소고기오지게많음국이라 보셔야 됩니다. 근데 이제 고기맛 진하게 우러나온 국물에 고기가 잔뜩 들어간.. 오늘 뒤에 일정만 없었으면 낮술로 진작에 한 병 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신의 한 수, 위에 뿌려진 다진마늘입니다. 와 이게... 진짜 사람 미치게 만들어요. 국물에 기름기가 적잖은데 마늘이 받쳐주니까 계속 들어갑니다.
생마늘 향이 부담스럽진 않을까 걱정은 안하셔도 됩니다. 풍부한 기름기랑 딱 맞물려서 감칠맛만 배가 돼요. 역시 K-국물은 마늘이 있어야 하는 법입니다.

이곳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미스터리는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분명 계속 한 술씩 떠서 양껏 먹고 있는데 고기가... 안 줄어요. 참고로 고기 외의 건더기는 당면, 콩나물, 파, 무 크게 두세 조각 이렇게 있습니다. 확실한 건 고기 건더기가 훨씬 많아요.

김치, 요게 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데요. 어엄청 신김치를 쓰십니다. 그래서 여긴 김치는 좀 별로구나- 했어요. 국이 나오기 전까지는요.
다진마늘과 마찬가지로, 이 신김치가 국물을 질리지 않고 계속 먹게 만들어줍니다. 한 술 떠서 김치를 위에 올려먹고 나서야 '아 이래서 이걸 쓰시는구나' 깨달았어요. 제 설명이 와닿지 않으신다면 직접 드셔보세요. 뭔말알을 절로 외치게 되실 겁니다.

다만 여기 가실 거면 작정하고 오셔야 돼요. 오픈시간이 열한 시 반이라 저는 좀 넉넉히 잡는답시고 열한 시 십오 분에 도착했는데 절망스럽게도 대기순번은 이미 17번이었습니다.
매장이 좁은 편이 아닌데도 사람이 바글바글해요. 그래도 첫 타임에 들어갈 수 있겠다- 싶었는데 재수없게 딱 앞에서 끊겨버려서 열두시나 되어서야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요 무국은 점심시간에 15그릇 정도만 한정 판매하는 메뉴입니다. 대기순번 17번 걸렸을 때 노심초사한 데는 이유가 있는 법이지요. 다행히도 먹긴 먹었지만! 다른 메뉴로는 갈비탕(하루 150그릇), 설렁탕(하루 10그릇)이 있으니 참고하세유.

그 어떤 맛집도 한 시간 이상 웨이팅해서 먹을 가치는 없다
제 신조입니다. 물론 오늘 웨이팅은 한 시간 안쪽이라 괜찮았어요. 하지만 이보다 더 오래 걸리더라도, 제 신념을 살짝 뒤로 하고 기다릴 각오를 하게 만드는 집이에요. 그만큼 추천합니다.
학교 근처에서 12,000원 안쪽으로, 거기다 소고기로, 심지어 배부르고 맛있게 먹은 적? 없으실 겁니다. 여기는 그게 되는 곳입니다.
옛맛서울불고기, 꼭 가보세요.
긴 말 안한다고 하고 길게 썼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본 글은 22년 8월 4일 홍익대학교 학우들의 맛집 탐방에 도움이 되고자 홍익대학교 에브리타임에 작성한 글입니다. 광고 및 영리성과는 관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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