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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이면 맛집 가기/합정

닉값 저보다 잘하는 집 [물고기초밥]

by 이왕이면고기를먹는애 2022. 10. 20.

 안녕하세요?

 

 간만에 생선 먹은 이왕이면물고기를먹는앱니다.

 

 원고 마감과 함께한 연휴가 얼렁뚱땅 끝난 그제, 벼르고 벼르던 맛집 탐방을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오랜만에 학교에 왔습니다. 안타깝게도 연휴 다음날이라 그런지 연 가게들이 얼마 없더라구요.

 

 사실 가려던 곳이 따로 있었는데 휴무였고, 어쩔 수 없지- 하고 가려던 다른 곳은 인산인해였습니다. 여기도 못 가면 나 운다고 으름장을 놓은 곳도 휴무라 빠꾸. 여러모로 마가 많이 낀 하루였어요.

 

 눈물을 머금고 정리해둔 리스트를 살펴보다가 눈에 들어온 초밥집 하나. 전화를 걸어보니 다행히 받으시더라구요. 옆에 있던 후배가 말해준 건데 제가 '감사합니다×2 다행입니다' 라고 말했대요. 물론 제 기억엔 없습니다.

 그만큼 절실하게 찾았던 그 곳, 합정에 위치한 [물고기초밥] 입니다(feat. 후배님 팔꿈치). 이름이 참 직관적이죠? 그만큼 닉값을 해야할텐데요, 어디 한 번 봅시다.

 물고기초밥 세트(23,000) 두 개를 주문했어요. 엥 근데 이건 뭐냐? 서비스 우동입니다. 준다는 말 안 적혀있어서 받고 K-반찬 러쉬를 처음으로 겪어보는 외국인 관광객마냥 좀 당황했는데 아무튼 서비스 맞습니다. 기대 안 한 채로 선물 받는 기분이라 뭔가 기특(?)했어요.

사진 제공: 후배님

 아무튼 물고기초밥 세트입니다. 열두 피스가 나오네요. 미리 말씀드리지만, 저는 생선은 잘 몰라요. 광어 연어 새우 장어 묵은지 소고기 그런건 알아 보는데 참치 어느 부위가 준토로인지 오도로인지 도로로인지... 거기까지는 모릅니다. 잘 아시는 분이 알려주시리라 믿고 패수.

이런 걸 사진이라고 찍었냐: 본인

 맛은요. 사실 초밥이 맛없으면 그게 초밥입니까? 그냥 생선주먹밥이지. 맛있습니다. 그건 그렇고 초생강 간장에 담가서 붓처럼 스윽슥 발라서 먹는 거 저만 아는 스킬인 줄 알았더니 아니더구만요?! 머 맛알못이라 하실 수 있지만 그게 전 먹기 편하더라구요.

 생선엔 문외한이지만 제가 요거 하난 압니다. 정성이 들어간 요리는 태가 난다는 걸요.

 다음의 사진을 보고 무엇이 정성인지 맞혀보시오. (3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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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답: 생새우 꼬리껍질을 손상없이 떼 내었다.

 그거 알죠. 껍질 안 떼어진 새우초밥 꼬리 떼낸답시고 껍질 끝부분 아폴로 뽑아먹는 것마냥 앞니로 앙하고 살 끄집어내는 거. 물론 하나의 재미로 볼 수도 있지만 번거롭잖아요. 그런거 신경 안 쓰게 처리해주신 게 맘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옆에 익힌 새우 꼬리도 보세요. 저만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전 보통 익힌 새우는 꼬리도 먹거든요? 근데 문제는 꼬리 가운데에 있는 물주머니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퍼온 사진

 말 그대로 물이 담긴 물주머니인데요. 꼬리쪽에 있어서 종종 꼬리로 오해받곤 합니다. 근데 이게 뾰쪽하기도 뾰족하거니와 제거하지 않으면 안에 물이 그대로 들어가 있어서 튀김 같은 거 할 때 아주 곤란한 녀석입니다. 씹어먹을 때 비린 맛이 나기도 하구요.

 근데 보세요. 물주머니는 깔끔하게 제거하고 꼬리만 삐삐 양갈래 머리마냥 예쁘게 펼쳐주셨습니다. 이런게 정성이고 센스죠. 덕분에 기분좋게 먹었습니다. 맛도 좋은데 이런 것까지 눈에 보이면 더 호감이죠.

 아무튼, 데이트할 때나 사시미 안주 삼아 사케 먹으러들 오시면 괜찮을 집입니다. 과연 제가 예전에 점찍어둔 이유가 있었네요. 월요일은 정기휴무니까 가실 분들은 참고하세유.

 자연재해 수준의 날씨가 이어지는 요즘이네요. 잘 챙겨드시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안전이 우선입니다. 학우님들도 조심하세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본 글은 22년 8월 18일 홍익대학교 학우들의 맛집 탐방에 도움이 되고자 홍익대학교 에브리타임에 작성한 글입니다. 광고 및 영리성과는 관계 없습니다.